루나코인 상폐를 직접 겪었습니다: 수백만 원을 잃고 배운 코인투자 실패 교훈
내 돈이 사라진 날은 단순히 가격이 90% 떨어진 날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샀던 코인이 거래소에서 사라졌습니다.
손익 화면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익률을 확인할 수도 없었고, 팔 수도 없었습니다.
마치 애초에 그런 돈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경험한 코인은 루나(LUNA)였습니다.
저는 루나코인에 총 400만 원을 투자했고, 결국 한푼도 못 건지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글은 코인은 절대 안된다는 뜻으로 쓰는게 아닙니다.
어제의 실수로 배우고,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쓰는 고해성사입니다.
2021년 코인 열풍 속에서 무엇을 믿었고, 어떻게 판단을 잘못했는지 기록하는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2021년, 나만의 코인 투자 원칙을 세웠다
2021년은 코인이 미친 듯이 오르던 시기였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야기가 매일 뉴스와 유튜브에 등장했고,
주변에서도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저도 코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무작정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코인에 200만 원씩 분산투자하자.
완벽한 원칙은 아니었지만, 아무 코인이나 따라 사지는 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시가총액이 높다는 것을 어느 정도 검증된 자산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시총이 큰 코인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생각부터 다시 봐야 했습니다.
권도형과 테라, 그리고 달러에 연동된 코인
그러던 중 권도형이 공동 창업한 테라 생태계를 알게 됐습니다.
유튜브에서는 테라와 UST를 두고 세상이 바뀔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인이 만든 프로젝트라는 점도 저의 국뽕투자를 부추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의 일론 머스크가 나오는 건가?”
페깅이란 무엇일까?
페깅은 어떤 가격을 다른 기준 가격에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문방구에서 1,000원짜리 교환권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교환권은 언제든 1,000원어치 물건과 바꿀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교환권의 가격이 1,00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UST도 달러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다만 은행에 실제 달러를 1대1로 보관해두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UST와 LUNA를 서로 바꿔주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격을 맞추는 방식이었습니다.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누군가는 싼 가격에 UST를 사서 1달러어치의 LUNA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면 LUNA를 이용해 UST를 만들어 팔 수 있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사람들이 차익을 얻기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UST 가격이 다시 1달러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제서야 알게 되었지만...
문제는 모두가 그 시스템을 믿고 거래할 때만 작동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동시에 믿음을 잃고 UST를 팔기 시작하면 UST 가격은 무너집니다.
그러면 LUNA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LUNA 가격도 함께 떨어집니다.
LUNA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UST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결국 이 구조는 모래성처럼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루나의 폭등을 보면서 역시 한국인이야! 라고 외치면서
비트코인 100만원과 이더리움 100만원을 팔아 루나를 더 샀다
처음에 세웠던 원칙은 상위 5개 코인에 분산투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루나를 알게 된 뒤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인이 만든 프로젝트라는 친근함, 유튜브에서 들은 장밋빛 전망, 달러에 연동된다는 안정적인 이미지가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결국 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 각각 100만 원씩 팔았습니다.
그리고 추가 자금까지 더해 루나에 총 4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잘 올라갔습니다.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한국인이다.”
“한국의 일론 머스크가 맞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투자 판단이 아니라 응원에 가까웠습니다.
코인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 창업자의 국적과 이야기,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2022년 5월, 루나는 3일 만에 무너졌다
2022년 5월이 되자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UST가 달러 1달러에서 이탈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불안해졌습니다.
사람들이 UST를 팔자 시스템은 LUNA를 계속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LUNA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위 사진은 실제로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떨어지는 그래프가 신기해서 제가 캡쳐한 것입니다...
너무 놀랍고 어이가 없어서 몇 만원이라도 팔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가격은 사실상 0에 가까워졌습니다.
80달러대였던 가격이 3일 만에 거의 사라진 것입니다.
당시 LUNA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상위권 코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 속 ‘3위’라는 숫자는 LUNA 단일 코인보다는 테라 생태계의 규모를 가리킨 표현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크고 유명했던 프로젝트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실상 붕괴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느 날 거래소에서 루나가 사라졌다
가격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저는 계속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권도형 사단이 나와 복구중이라며 믿고 기다려달라는 언플을 했습니다.
순진하게 저도 언젠가는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가 크고, 개발자가 유명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이용하던 거래소에서 루나가 사라졌습니다.
거래지원 종료 공지가 나오고, 거래할 수 없게 됐습니다.
더 이상 가격을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손익 계산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돈을 잃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얼마를 잃었는지조차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자산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던 코인이 이렇게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루나코인 투자로 배운 4가지
- 시가총액이 높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저는 시가총액 상위 코인에 투자하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과거의 시장 평가를 보여주는 숫자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안전하다는 보증서는 아닙니다.
큰 코인도 구조가 무너지면 순식간에 가격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안정적으로 보이는 단어를 조심해야 한다
“달러 페깅”, “스테이블코인”, “알고리즘”, “생태계” 같은 단어는 안정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단어가 안정적으로 들리는 것과 실제로 위험이 낮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는 페깅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은 채, “달러와 연결되어 있으니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 창업자의 국적과 스토리는 투자 근거가 될 수 없다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점이 저에게는 친근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응원이나 국뽕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창업자가 누구인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위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지였습니다.
- 수익이 날 때는 천재 같고, 잃고 나면 바보가 된다
수익이 날 때 저는 제가 투자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무너지자 모든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투자시장은 전 세계의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모래성처럼 사라지기도 합니다.
수익이 날 때는 천재가 된 것 같고, 손실이 나면 바보가 된 것 같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이상한 세계입니다.
제가 루나로 배운 가장 큰 교훈
어떤 자산도 안전하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시가총액 상위 코인도, 달러에 연동된다는 스테이블코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물론 모든 자산이 똑같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산마다 위험의 종류와 크기는 다릅니다.
다만 “이 정도로 큰 코인이 설마 사라지겠어?”라는 생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저는 루나에 투자하면서 가격만 본 것이 아니라 자산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믿었습니다.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친근함을 믿었고, 유명한 창업자를 믿었고, 달러 페깅이라는 말을 믿었고, 많은 사람들이 투자한다는 사실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가 투자한 구조가 어떤 조건에서 무너질 수 있는지는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가는 수백만 원의 손실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코인에 투자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투자하기 전에 한 번쯤은 이렇게 질문해봤으면 합니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은 실제 자산과 구조인가, 아니면 사람들의 기대와 이야기인가?”
저는 루나코인 상폐를 겪고 나서야 이 질문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그 어떤 자산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것이 제가 루나로 배운 가장 뼈아픈 투자 교훈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을 기록한 글이며, 특정 코인이나 투자상품에 대한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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